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39·사진)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지 50일이 지났지만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다. 2017년 4년간 총액 150억원에 FA 계약으로 역대 최대 계약을 맺었던 이대호는 이번이 두 번째 FA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과 은퇴를 앞둔 나이 때문에 이번엔 대폭 삭감이 예상된다. 간판 프랜차이즈 선수의 명예를 지키면서도 리빌딩이 필요한 구단도 실리를 챙기는 계약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구단과 선수 모두 협상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결론이 날 때까지 양측 모두 어떤 이야기도 외부에 하지 않기도 했다”면서 “협상 완료 시점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개 2월 스프링캠프 전에 FA 계약을 마치지만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협상은 이대호와 롯데가 계약기간과 금액에서 접점을 찾느냐에 달렸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대호에 대한 예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시기를 빼고도 이대호는 2001년 입단해 15시즌 동안 롯데에서 통산 332홈런 1243타점 등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등 번호 10번은 최동원에 이어 롯데 영구결번이 유력하다.
다만 이대호의 4년간 성적은 팀 재건을 꿈꾸는 롯데의 걸림돌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대호의 4년간 타격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평균은 약 2.57이다. 연봉 25억원을 고려할 때 이대호가 가져다준 1승은 12억5000만원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특히 마지막 시즌에선 WAR이 1.01에 머물러 나이를 먹을수록 성적이 하락하고 있다.
이대호의 성적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승엽과 비교해볼 때 초라해진다. 이승엽은 마지막 FA 재계약 직전 시즌인 2015년 WAR 3.14을 기록했다. 타율도 0.332로 이대호가 지난 시즌 기록한 0.292보다 높다. 이승엽은 다음 FA 시장에서 2년 총액 36억원에 삼성과 재계약했다. 뛰어난 성적이 낳은 결과였다.
다른 구단에서 롯데 구단의 상징성이 높은 이대호를 영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FA 등급제에서 이대호는 재자격 FA 2등급을 받았는데, 이대호 영입 구단이 내야할 보상금은 보상 선수가 포함될 경우 25억원(전년 연봉의 100%), 미포함일 경우 50억원(전년 연봉의 200%)을 지급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FA 계약보다 얼마나 기간과 금액을 줄일지가 협상의 핵심이다. 최근 선수협회 논란도 이대호에겐 악재다. 이대호는 선수협 회장직을 맡으며 자신이 선임한 사무총장과 함께 판공비를 현금으로 받는 등 물의를 빚고 사퇴했다.
롯데와 이대호가 윈윈할 수 있는 계약에 다다를까. 이번 시즌 은퇴한 LG와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과 김태균의 마지막 FA 계약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박용택은 2019년 세번째 FA계약에서 2년에 총 25억원, 김태균은 2020년 세번째 FA계약에서 1년 총액 10억원에 사인했다. 김태균은 계약 당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1년 계약을 했다”며 “실추됐던 명예도 회복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두 선수 모두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이전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면서 금액과 기간을 줄인 계약을 받아들였고, 구단은 명예로운 은퇴를 준비했다. 박용택과 김태균은 지난 시즌 팬들의 박수 속에 은퇴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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