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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공짜 중계는 없다, 프로야구, 온라인·모바일 월 5500원!

천사의 기쁨 2024. 3. 6. 04:08
지난해 5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펴고 있다.

출범 43년째인 한국 프로야구가 변곡점을 맞았다.그간 무료로 제공되던 온라인 모바일 중계가 유료로 전환됐다.수익성 강화를 꾀하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프로스포츠로 눈길을 돌리며 나타난 시대상의 변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CJ ENM과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계약 규모는 3년간 1350억원으로,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다.연평균 금액(450억원)으로 따졌을 땐 직전 계약이었던 5년간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이번 계약으로 CJ ENM은 2024~2026시즌 KBO리그 전 경기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재판매권을 독점하게 됐다.당장 오는 9일 시작되는 시범경기부터 CJ ENM의 OTT 티빙을 통해야만 온라인 모바일로 프로야구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지상파 IPTV는 이전과 동일하게 볼 수 있지만 PC나 스마트폰으로는 예전처럼 네이버로 무료 시청이 불가능하다.올해부터는 티빙을 통해 요금제에 가입해야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다.

최대 관심사였던 유료화는 올 시즌부터 즉시 적용된다.이벤트의 일환으로 다음 달 30일까지는 회원 가입만 하면 무료로 시청 가능하지만 오는 5월부터는 월 5500원짜리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구매해야 한다.생중계를 뺀 각종 관련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경기 다시보기 및 하이라이트 영상,문자 그래픽 중계 등이 해당한다.

그동안 막혀 있던 움짤 등 2차 저작물 생산은 대폭 허용된다.티빙 측은 야구를 사랑하는 누구나 40초 미만의 쇼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플랫폼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해 신규 팬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KBO는 기대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업계에서 OTT를 통한 유료 중계는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았다.애플TV는 지난해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들여 리오넬 메시가 뛰는 메이저리그사커(MLS)의 10년 치 중계권을 사들였다.

아마존 프라임은 최근 북미프로풋볼(NFL) 플레이오프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고,넷플릭스는 지난달 프로레슬링 단체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RAW'의 중계권을 따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축구가 지난해 쿠팡플레이와 K리그 모바일 중계권 계약을 맺으며 포문을 열었다.여기에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중 가장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야구까지 가세하며 탄력이 붙었다.중계권만 따내면 확실한 수요를 보장하는 프로스포츠가 경영난에 시달리던 OTT 업계의'킬러 콘텐츠'로 부상했다는 평이다.

KBO는 "이번 계약으로 리그 산업화의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자평했다.통상 계약 총액의 90% 이상이 10개 구단에 분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각 팀 재정에 단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유료화에 따른 팬들의 심리적 반발이 만만찮다.시청 창구가 PC 모바일로 상당 부분 이동한 상황에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TV 중계로 접근권을 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는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야구 팬 김모(33)씨는 오후 6시30분에 집에서 TV로 야구를 볼 수 있는 팬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고령층 팬까지 따지면 저변이 오히려 축소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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