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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축구인생 위대하진 않았지만” 무명 골키퍼의 은퇴사!

천사의 기쁨 2024. 3. 7. 17:52
임민혁 천안시티FC 골키퍼.임민혁 선수 SNS 캡처

한 무명의 축구 선수가 남긴 은퇴사가 축구 팬들의 뒤늦은 주목을 받고 있다.K리그2의 천안시티FC 소속 후보 골키퍼 임민혁(30) 선수는 은퇴사에서 비록 위대한 선수는 되지 못했지만 성실하게 땀 흘린 자부심을 갖고 떠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 선수는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K리그가 개막하는 오늘,저는 프로,아마 총 18년 동안 이어온 축구 선수의 삶을 폐막하려 한다며 운을 뗐다.

그는 서른 즈음 되면 대충 안다.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끝내 쟁취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훌륭함만이 삶의 정답은 아니기에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나본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저의 축구 인생은 완벽하지도,위대하지도,아주 훌륭하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성실히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멋진 세계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내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했다.

임 선수는 오히려 언젠가부터 느꼈던,저보다 열정 있고 성실한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자기 비하의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속이 후련하다며 적어도 추한 선배는 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 하나는 지키고 그만두는 거 같아 다행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더 놀고,일하고,사랑하고,연대하면서 새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3월 1일.새로 시작하기 날짜도 딱 좋다.여기저기 축하 만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며 모두들 감사했고,잘 머물다 간다고 글을 맺었다.

임 선수는 천안시티FC 소속 등번호 36번의 골키퍼로,프로선수 생활 7년 동안 30경기가량 출전한 만년 비주전 선수였다.그는 K리그2 전남드래곤즈 소속 선수 생활 4년 만인 2022년 FC안양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긴 터널도 끝은 있다고 생각했다.산을 만나면 넘고 강을 만나면 건너자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텼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선수는 6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뒤엔 남은 학업을 마무리하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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