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예나가 한국전력 선수들의 블로킹을 뚫고 공격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배구 한국전력이 대한항공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패하며 최하위의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개막 후 6연패로 1라운드 전패다. 지난 컵대회에서 우승하며 보여줬던 끈끈한 팀워크와 기세가 사라진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5-19 25-23)으로 패했다.
한전은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를 당하는 동안 외국인 레프트 카일 러셀의 수비력이 문제로 지적됐다. 라이트에 박철우를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레프트로 뽑을 수밖에 없었기에 러셀이 리시브를 버텨줘야 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라이트 포지션을 소화했던 러셀의 수비력이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상대 팀들은 러셀을 향해 목적타 서브를 집중시켰고, 리시브가 흔들린 한전은 연패에 빠졌다. 여기에 부족한 센터 포지션의 문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한전의 문제로 지적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전은 대한항공에 모든 부분에서 뒤졌다. 박철우(19득점·공격성공률 53.12%)가 활약했고 러셀(21득점·공격성공률 41.02%)도 서브 4득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선 분전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러셀의 리시브 효율은 16.67%밖에 되지 않았고, 박철우와 러셀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활용한 속공 등 다른 루트의 공격들은 잘 나오지 않았다. 또 중요한 순간마다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한전은 대한항공에 블로킹(7-10) 서브득점(4-5) 범실(20-18) 등 모든 부분에서 밀렸다.
반면 대한항공은 비예나(23득점·공격성공률 50%)가 확연히 살아난 모습을 보여줬고, 정지석(12득점·공격성공률 50%) 진지위(7득점) 곽승석(7득점) 조재영(7득점)까지 다양하게 공격에 가담해 2연승에 성공하며 1위 KB손해보험, 2위 OK금융그룹과의 격차를 좁혔다. 이날 대한항공의 팀 공격성공률은 46.73%로 39.78%의 한전보다 약 7%p나 앞섰다.
장병철 한전 감독은 “오늘 고비를 못 넘었는데, 내가 준비를 못 한 탓”이라며 “책임은 내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전) 삼성화재전에서 아쉽게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했는데, 이 경기에서 힘을 잃다 보니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1라운드를 총평했다.
한전이 2라운드에선 다시 컵대회 때의 기세를 회복할 수 있을까. 빠른 승리를 거둬 분위기를 전환시키지 않는다면 최근 2년 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전의 ‘반전’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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