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송가!/(詩;素殷 김설하)*♡
쓸쓸한 마음으로 배회하는 거리
마른 잎 위로 무수한 발자국 밟고 지나
숭숭 구멍 난 가슴
한 줄기 바람도 매섭기 그지없네
쉽게 놓지 못한 찰나들이 스쳐 지나며
오래 기억하고픈 것들만 편집하면 좋으련만
복작거리며 살아온 시간
모래바람 일으켜 쏘다니네
마른 잎 몇 장
파르르 떠는 가지를 놓고 안녕을 고하는데
어쩔 수 없이 신발 문수를 대며
나목에 조문하리
멈출 수 없는 세월
한 해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마지막 남은 달력을 떼어내야 하는
열두 달 견뎌온 벽 저 허전할 공백이여
돌이켜 아쉽지 않은 것들이 없듯
안타까운 후회도 잊혀가게 마련인 것을
흘러가버린 것들은 미련없이 내려놓아야 할 때
저 땅속뿌리의 언어를 기록하며 우리는
내일을 위한 밑거름으로 기억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