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현대 신임 감독이 지난 2018년 5월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풋볼팬타지움에서 열린 한국축구국가대표 러시아 월드컵 선전 기원 '팀2002 간담회 및 친선 풋살 경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과거 감독으로서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뤄냈던 홍명보(51)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아시아 챔피언 울산 현대에 부임해 감독직에 복귀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불명예를 씻기 위한 도전으로 해석된다.
울산 구단은 홍명보 전무를 11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룬 김도훈 감독이 물러난 지 나흘만이다. 울산 구단은 “홍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고 ‘원 팀’을 중시하는 스타일의 감독”이라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홍 감독은 31일까지 협회 전무로서 업무를 마친 뒤 울산 선수단이 소집되는 다음달 7일부터 감독으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홍 감독은 논란의 여지 없는 한국 축구의 상징적 존재다. 199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에 크게 기여, 신인으로는 K리그 최초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1997년에는 일본 J리그 벨마레 히라츠카로 옮겨 활약했고 2년 뒤 가시와 레이솔에서 팀의 중심선수로서 J리그 컵 우승을 이끌어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수비진 기둥으로 활약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팀의 주장을 맡아 역사적인 월드컵 4강 진출의 선봉장으로서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갤럭시에서 2004년 은퇴한 뒤 그는 대한축구협회 이사에 취임하며 행정가의 길을 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듬해 대표팀에서 코치를 시작,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감독을 맡아 18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2012년에는 구자철 기성용 박주영 이청용 등 황금세대를 이끌고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하는 업적을 이뤘다. 이후 성인대표팀 감독에 취임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으나 조별리그 1무 2패로 탈락했을 뿐 아니라 이른바 ‘의리 축구’ 논란에 휩싸이며 물러났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CSL) 항저우 뤼청을 지휘했으나 팀이 강등당하며 경질됐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와 연령별 대표, 해외리그 감독에 행정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했지만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게 K리그 감독직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K리그에 감독으로 공헌할 수 있게 된 점과 그 팀이 K리그를 선도하는 울산이라는 점에 감사하다”면서 “울산이 K리그에서 성적과 팬 프렌들리 활동 등 모든 면에서 모범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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