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보석상태에서 재판 받게 해달라!

신천지 피해자들이 지난 3월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이만희 교주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민일보DB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가 억울함을 풀기 위해 끝까지 재판에 임하겠다고 해놓고는 법원에 고령과 지병을 이유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교주를 상대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지난 18일 이 교주 측이 고령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함에 따라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했다.

이 교주는 이날 파란색 수의를 입고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출석했다. 이 교주는 법정에서 “지금 상태로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억울해서라도 재판이 끝날 때까지 살아있어야겠다”고 말했다. 또 “뼈 3개를 인공 뼈로 만들어 끼는 큰 수술을 했기에 땅바닥에 앉거나 허리를 구부려 앉는 것이 힘들다”면서 “구치소에서 땅바닥에 앉아 있어야 해서 죽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이 교주 측 변호인은 이 교주가 만 90세의 고령인 점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법정에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증거 인멸의 우려를 들어 이 교주 측의 요청을 반박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이 현재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6가지 필요적 보석 예외 조건에 모두 해당한다”며 “이미 많은 증거를 인멸했고 지위를 이용해 증거인멸을 반복할 우려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교주는 지난달 13일에도 법원의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구속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사실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 상황,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구속영장 발부가 부적법하다거나 구속의 필요성 등이 인정되지 않을 정도의 사정 변경이 생겼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 교주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3차 공판준비기일을 끝으로 준비절차를 마무리한 재판부는 조만간 이 교주 측과 검찰의 의견을 종합해 이 교주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이 교주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은 다음 달 12일 열리는 제1차 공판기일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