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성탄 축하예배가 예배 진행 필수 인력만 참석한 채 온라인으로 송출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올해 성탄절은 코로나19가 가져온 팬데믹 시기로 인해 기쁨과 축하보다는 차분함과 경건함 가운데 지나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처음 이 땅에 온 첫 성탄의 날과 닮아있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25일 사상 처음으로 성탄 축하예배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드렸다. 이영훈 목사는 이날 오전 예배에서 “비대면 온라인 예배로 드리게 되는 올해 성탄절은 가장 첫 번째 성탄절과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수께서도 적막하고, 찾아오는 이 없고, 외롭고 쓸쓸한 환경 가운데 태어나 말구유에 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지만, 고난은 터널에 불과하다”면서 “조금만 참고 견뎌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밝은 광명과 축복의 내일을 맞이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자는 권면의 말도 전했다. 이 목사는 “이 땅에 희생과 섬김의 본으로 오신 예수님의 성탄절을 맞아 교회가 주변의 어렵고 고통당하는 이웃을 돌보자”며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사분오열된 한국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로 만들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진행된 성탄 축하예배 현장에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채, 비대면 예배 진행을 위한 20인 미만의 필수인력만 참석했다. 악기 반주자 외엔 성가대석은 모두 비어 있었고, 성가찬양은 지난해 같은 날 열린 성탄 예배 찬양 영상으로 대체됐다. 현재로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성가대석을 빼곡히 메운 성가대원들의 영상 속 찬양 모습이 사뭇 낯설게 다가왔다. 예배가 생중계되는 대성전 화면엔 각 가정에서 온라인 접속해 예배드리는 성도들의 모습이 비쳤다. 삼삼오오 화면 앞으로 모인 성도들은 손뼉을 치며 함께 찬양을 불렀다.
예배에 앞서 교회 앞 광장에는 예배당 입장이 안 된다는 안내자의 말에 발길을 돌리는 교회 성도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몇몇 성도는 발길을 돌리다 못내 아쉬운지 교회 건물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 교회 성도 김모(67)씨는 서대문에서 왔다고 했다. 김씨는 “부속 성전에서라도 예배드릴 수 있는 줄 알고 왔는데 못 들어간다니 아쉽고 서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서 예배에 모인 성도들은 이 목사의 요청에 따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진과 소상공인을 위해 그리고 코로나19 종식과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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