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최주환(오른쪽)이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4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 소형준을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내고 있다.
4회 말 2사 2루 상황. 두산 베어스 최주환이 KT 위 3번째 투수 소형준의 시속 132㎞짜리 5구째 직구를 노려 쳐 비거리 125m짜리 우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찬 경기장, 당당한 표정으로 베이스를 도는 최주환의 표정 뒤로 1차전 역투를 펼쳤던 ‘괴물 신인’ 소형준의 멍한 표정이 오버랩 됐다. 빠른 투수 교체란 승부수를 던진 이강철 KT 감독의 결단이 패착으로 귀결되고, 두산이 한국시리즈 진출팀으로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13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에서 KT를 2대 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에 이은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쾌거였다. 반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KT는 3차전에서 거둔 플레이오프 첫 승의 성과에 만족한 채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승리를 이끈 수훈갑은 최주환이었다. 최주환은 투런홈런으로 승리를 결정짓는 활약을 펼쳤다. 선발로 나선 유희관은 ⅓이닝 동안 3안타를 맞는 최악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이어 등판한 김민규가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데 이어 이승진과 플렉센이 남은 이닝을 책임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KT는 선발 배제성이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좋은 피칭을 하고도 빠르게 교체된 뒤 조현우의 ‘2연속 폭투’, 소형준의 피홈런이 나오며 무릎을 꿇었다. 1차전 선발로 6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던 소형준을 득점권 상황 불펜으로 올린 이 감독의 선택은 결과론적이지만 패착이 됐다.
KT와 두산은 1회부터 기회를 만들어냈다. KT는 선두타자 조용호와 2번 황재균이 연속 안타를 치고 루상에 나가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정규 시즌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에 타율 0.750(8타수 6안타)으로 강했던 로하스가 11구 승부 끝에 우중간 담장을 강타하는 안타를 때려냈다. 다만 홈으로 쇄도해 슬라이딩한 조용호가 아웃되는 두산의 완벽한 중계플레이가 나오면서 선취점을 내지는 못했다.
1사 2, 3루 상황에서 유한준을 상대하던 유희관이 연달아 볼 2개를 내주자 두산 덕아웃은 빠른 투수 교체의 판단을 내렸고, 이게 적중했다. 2번째 투수 김민규는 유한준을 2루수 플라이로, 강백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 초반 위기를 넘겼다.
두산은 1회 말 바로 반격에 나섰다. 박건우가 배제성에 볼넷을 얻어내 선두 타자 출루했고, 정수빈의 번트가 슬라이딩한 배제성의 글러브 맞고 튀어 나와 안타로 연결되면서 무사 1, 3루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김재환이 병살타를 치면서 두산의 1회도 무득점으로 마무리됐다.
양 팀 마운드가 무실점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던 3회 말 2사 1루 상황, 이강철 감독은 선발 배제성을 내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배제성에 3이닝을 맡긴 뒤 소형준을 투입하겠다고 경기 전 밝혔지만, 배제성이 이날 쾌조의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교체가 고민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두산 좌타자 라인업을 상대할 투수로 배제성 대신 좌완 조현우를 올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4회 말 2아웃 이후 조현우의 ‘2연속 폭투’가 나왔다. 노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조현우가 던진 볼이 포수 뒤로 빠지면서 1루를 밟은 김재환은, 이어진 최주환 타석 때 또 다시 폭투가 나온 걸 놓치지 않고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예고됐던 소형준이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최주환에 투런 홈런을 허용해 점수는 2-0으로 벌어졌다.
두산은 프로 3년차 김민규가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환상적인 구원투를 선보인 데 이어 이승진이 1이닝, 플렉센이 3이닝 동안 KT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으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은 결국 NC 다이노스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진출팀이 됐다.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엔 두산 김민규가 선정됐고, 플레이오프 전체 MVP엔 2경기 10⅓이닝 5피안타 13탈삼진 2자책으로 1세이브를 기록한 플렉센이 뽑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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