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詩;김원철)*♡
달무리가 떠오르자
구름바다 속에 스며든 빛은
가을비의 손끝에 닿아 천지를 깨운다
길고 지친 여름의 무더위는
이제야 한풀 꺾여
기약 없이 먼 꿈처럼 사라져가고,
그해 더웠던 날들은
기억 속에서 아련히 떠올린다
들녘엔 황금물결이 일렁이다가
하루하루 허허벌판으로 변해가고,
산어귀 밤나무 아래
떨어져 나딩구는 알밤은 탐스러움에 가득 찼다
가을은 어느새, 온 듯
오지 않은 듯
비에 젖어 이 땅에 스며들었다
다가오는 가을의 자락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나는 그 속에서
한 계절의 끝과 또 다른 시작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