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과 광주 잔류의 기로에 선 양현종(33·KIA 타이거즈·사진)에게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양현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 협상에서 마감 시한에 쫓기지 않는다. 하지만 2월에 시작되는 각국 스프링캠프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다. KIA는 양현종이 미국행 마지노선으로 정한 20일을 하루 앞두고 잔류 협상에 나섰다.
KIA 관계자는 19일 “구단과 양현종의 에이전트가 만나 대화를 시작했다”며 “연봉이나 계약 기간에 앞서 잔류 논의가 선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 14일 첫 만남을 가졌지만, 계약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 사실상 이날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몸값 책정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지난해 KIA로부터 연봉 23억원을 받았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양현종의 행선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미국 언론 보도나 야구계의 전망이 아직 포착되지 않았지만, 극적인 반전을 이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 양현종은 FA인 만큼 협상 기간을 30일로 제한한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다. 언제든 뜻이 맞는 구단만 찾으면 계약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보다 가파른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위축된 분위기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정규리그 경기 수를 기존 162회에서 60회로 대폭 축소했다. 이로 인해 악화된 수익이 올겨울 스토브리그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원소속팀 KIA가 2월 1일,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달 중순으로 계획하는 스프링캠프 일정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결정을 미룰수록 2021 시즌을 준비할 기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양현종이 늦어도 이달 중에는 거취를 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도 20일쯤에는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매듭지을 계획을 세우고 협상을 펼쳐왔다. 그 결정이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IA에선 프로 15년차 양현종을 예우하려는 내부 분위기도 엿보인다. 양현종은 2009~2010년, 그리고 2014년부터는 매년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아왔다. KBO리그 통산 147승 95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이런 양현종에게 KIA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밝히며 해를 넘겨 잔류 계약을 기다려 왔다. 잔류 협상을 먼저 제안한 쪽도 KIA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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