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몬스터라 불리는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오상욱(대전시청) 선수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며 선배들의 기록을 넘어섰다.메이저 대회 3곳에서 모두 수상한 그는 한국 펜싱 선수로는 유일하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오상욱은 각자의 시대에 최고의 검객으로 불렸던 선배들도 하지 못한 올림픽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31일(현지시간) 그를 비롯해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오상욱은 지난 28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해 세계 강호를 모두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오상욱이 수집한 올림픽 금메달도 3개로 늘었다.전체 종목을 통틀어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이는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이다.
동시에 오상욱은 유일하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한국 펜싱 선수이기도 하다.오상욱은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도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여기에 올림픽 단체전에서 두 차례(2020 도쿄, 2024 파리) 금메달을 딴 것까지 고려하면 역대 한국 펜싱 선수 가운데 경력이 독보적이다.키가 192㎝로 서양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당당한 체구를 갖춘 오상욱은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룬 2019년부터 이미 펜싱 몬스터로 불렸다.
펜싱 강국 한국에서 펜싱몬스터는 새롭게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대한민국 최초의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는 김영호였다.김영호의 2000 시드니올림픽 남자 플뢰레 개인전 우승은 한국 펜싱 역사에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록됐다.아시아 남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기도 했다.그는 199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해 한국 펜싱에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이어 김지연이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는 한국 여자 선수가 거둔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고,사브르 종목에 나온 첫 개인전 우승이기도 했다.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선 후배 윤지수(서울시청) 최수연 서지연(이상 안산시청)과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한국 여자 사브르의 첫 단체전 메달도 일궈냈다.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는 2013년 부다페스트 대회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의 계보는 박상영이 이어받았다.15-14의 대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영웅이 됐다.
오상욱은 이 같은 선배들의 기록을 벌써 넘어섰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1996년생으로 27세인 오상욱이 30대 중반까지 기량을 유지한다면 두 차례 더 올림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서 금메달을 하나만 더 추가해도 펜싱을 넘어 우리나라 스포츠의 전설로 꼽히는 진종오 김수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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