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나 인스타그램 캡처
대한항공 외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27·스페인)가 더딘 부상 회복 탓에 1년 반 동안 정들었던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다. 대한항공은 V-리그 유경험자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9·쿠바)를 영입해 비예나의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일 “비예나의 계약을 해지했다”면서 “요스바니 건은 사인 단계에 와 있어 오늘 밤이나 내일 오전 중으로는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예나는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득점·공격종합 1위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 중 최단신(194㎝)인 신장의 악조건 속에서도 높은 점프력을 앞세운 공격 능력이 탁월했던 데다 인성이 좋단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한국 무대 적응도 순조로웠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비시즌 기간 동안 대표팀에 소집돼 유럽 대회를 소화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4주 정도 소요되는 무릎 부상을 입은 뒤 완벽히 몸 상태를 회복하지 못했고, 근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앞으로도 완전한 컨디션을 회복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결국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예나 본인도 잘 하고 싶은데 안 되니까 힘들어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할 때 구단과 동료들에게 죄송하고 고맙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구단이 더 마음 아팠다”고 전했다.
비예나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에 합류하게 될 요스바니는 V-리그를 2차례 경험한 바 있어 빠른 적응이 예상된다. 요스바니는 2018-2019시즌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에서 뛰며 33경기 835득점(공격성공률 54.54%)을 기록했다. 2019-2020시즌엔 현대캐피탈의 지명을 받은 뒤 왼쪽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으면서 2경기만을 뛰고 한국을 떠났다.
다만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요스바니가 합류하기까진 4~6주의 시간이 더 필요할 걸로 예상된다. 요스바니가 합류하기 전까진 최근 물오른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임동혁이 라이트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V-리그 남자부 1위(승점 33)를 달리면서 비예나의 공백이 무색한 상황이다.
비예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너무 사랑 받는 느낌도 받았고 응원도 많이 받아 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너무 좋은 추억만 간직한다”며 “이제 스페인으로 돌아가 다시 회복해야 한다. 다시 한국에 돌아올 날을 기대하면서 이 감동적인 리그를 그리워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예나는 이 게시물에 지난 1시즌 반 동안 대한항공 선수·코칭스태프와 함께한 순간을 찍은 사진들을 10장이나 첨부하며 행복했던 지난 시간들을 추억했다. 팬들은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다”,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며 모범적인 외인 선수였던 비예나에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게시물엔 4시간 동안 ‘좋아요’가 1000개 이상 눌렸고 댓글도 100개 넘게 달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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