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FC의 안병준(왼쪽)이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플레이오프 경남 FC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고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 FC가 경남 FC를 꺾고 내년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으로 승격할 마지막 팀으로 결정됐다. 김도균 수원 FC 감독은 프로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 팀의 승격을 이끌면서 지도자 인생의 첫 발을 산뜻하게 내딛었다.
수원 FC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K리그2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경남과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2016년 K리그1에서 강등됐던 수원 FC는 4년간의 길었던 승격 도전 끝에 결국 내년 시즌을 1부에서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수원 FC는 돌풍을 일으켰다. 김도균 감독이 처음 프로 지휘봉을 잡은 뒤 촘촘한 팀플레이와 빠른 공수전환을 펼치는 팀으로 거듭났다. 정규리그에서 최다득점(52골)을 넣을 정도의 ‘공격축구’가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 특히 20골로 득점왕에 오른 공격수 안병준과 미드필더 마사의 조합은 수원 FC 공격의 상징과 같았다.
다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했던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60·18승6무3패)에 우승컵을 내준 수원 FC(승점 54·17승3무7패)로선 이날 경기가 어느 경기보다 중요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승격할 수 있었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경기를 잡아낸 뒤 극적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경남의 기세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경남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파상공세를 펼쳤다. 특히 도동현이 버티고 있는 우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매서웠다. 도동현은 지속적으로 크로스를 올리며 수원 FC 골문을 위협했고, 백성동 등 중앙 공격 자원들과의 짧은 패스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수원 FC는 수비를 강화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전반 27분 경남 우측 풀백 최준에게 오른발 중거리 슈팅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수원 FC는 장신 공격수 라스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긴 휴식기를 보낸 선수들의 패스 연결이 좋지 않았다. 기대를 모은 득점왕 안병준과 마사도 평소 같은 날카로운 콤비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어 승격의 기운이 경남에 쏠리는 순간, 수원 FC의 동점골이 터졌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경남이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반칙을 저지른 것으로 판정됐고, 페널티킥 기회에서 안병준이 깔끔하게 득점을 넣으며 홈에서 극적으로 승격을 결정지었다.
안병준의 득점이 터진 뒤 눈물을 흘린 김도균 감독은 “저도 모르게 여러 감정들이 교차해 눈물이 났다”며 “수원 FC가 K리그2에서 처음부터 주목받지 못했지만 결국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해 모두 수고했다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적인, 전방에서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해보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기량에서 밀려도 투혼을 갖고 해준 게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벅찬 심정을 밝혔다.
안병준도 “일단 넣는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이런 장면에서 골을 넣는 게 진짜 가치 있는 선수라는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어 집중해서 찰 수 있었다”고 골의 비결을 설명했다.
치열하게 펼쳐졌던 올 시즌 K리그도 이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내년엔 부산 아이파크와 상주 상무가 2부리그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반면 이날 승격을 확정한 수원 FC와 K리그2에서 우승해 자동 승격된 제주가 1부에 새롭게 도전한다.
수원=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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