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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웃지 못한 양현종… 지독한 불운 언제까지!

천사의 기쁨 2022. 4. 24. 13:19

대투수’ 양현종의 험난한 시즌 첫 승 도전이 길어지고 있다. KBO리그 통산 147승 투수, 빅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에이스는 명성에 걸맞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즌 초반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양현종은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하이 퀄리티스타트(7이닝 2자책점 이하) 피칭을 선보였지만 KIA 타이거즈는 3대 4로 역전패했다. 3회초 2사 후 허경민의 볼넷과 김인태의 안타로 맞이한 위기 상황에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타를 허용한 것이 이날 양현종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후 7회까지는 피안타 단 1개만 허용하는 짠물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에이스의 역투에 KIA 타선도 최형우가 7회말 공격에서 2-1로 달아나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화답했다. 복귀 후 처음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양현종은 8회 마운드를 장현식에게 넘겼다. 하지만 불펜이 남은 2이닝을 지켜주지 못했다. 지난해 ‘홀드왕’ 장현식은 선두타자 안재석에게 안타로 출루를 허용했고, 대주자 조수행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1루수 황대인이 포구 실책으로 2루를 거저 허용했다. 이후 3루로 진루한 조수행은 허경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쇄도했고 2-2 동점으로 양현종의 승투는 날아가고 말았다.

이전 3차례 등판에서 타선의 득점 지원이 경기당 1점에도 미치지 못했던 양현종은 이날도 타선으로부터 불과 2점을 지원받는 데 그쳤다. 통상 에이스급 투수들이 선발 등판한 대결에선 다득점 경기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까지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 역투를 펼쳐온 양현종으로선 다소 맥이 빠질 수 있는 전개가 반복되고 있다.

양현종의 시즌 초반 투구 내용은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더 빼어나다. 평균자책점은 1.44로 리그 7위,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3위(1.83), WHIP(이닝당 안타 및 볼넷 허용률)는 5위(0.80), 이닝 소화 7위(25이닝), 탈삼진 공동 6위(23개) 등 리그 전체 투수 중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KIA는 팀 타율 리그 4위(0.251), 득점권 타율 리그 2위(0.267)에 올라있을 정도로 타선의 힘이 약하지 않다. 그러나 KIA는 LG 트윈스와 개막전부터 두산전까지 양현종이 선발로 나선 모든 경기에서 패했다. 특히 이날은 투·타 엇박자에 더해 경기 후반 결정적 상황에서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이 실점의 빌미로 작용해 아쉬움이 더 컸다.

에이스가 나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팀 패배가 반복되는 상황이 장기화되는 건 양현종이나 KIA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처럼 스포츠에서 이기고 지는 게 일상이라고 하지만 에이스의 마음 부담이 너무 길어지지 않기를 팬들은 바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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