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근 박애병원 원장이 30일 경기도 평택 병원 2층 상황실에서 코로나19 병동 관제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평택=강민석 선임기자
지역 주민과 초등학생들이 응원의 뜻을 담아 병원으로 보낸 손편지들. 평택=강민석 선임기자
30일 경기도 평택 박애병원(원장 김병근) 입구는 소독약 분사기 등 방역물품을 들여놓는 인부들로 북적였다. 직원들은 2층 상황실 입구에 ‘코로나19 대응 박애병원 종합상황실’이라고 적힌 간판을 붙였다. 상황실엔 모든 층과 병실 상황을 볼 수 있는 대형 모니터가 6대 설치됐고, 화이트보드엔 병상과 환자 수, 중증 여부 등 현재 상황이 요약돼 적혀 있다. 일부 직원은 폐기물을 치우기 위해 방호복을 입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박애병원은 민간병원 최초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 전환을 결정했다. 병원은 기존 환자를 옮기고 병실을 음압병실로 바꾸는 등 필요한 과정을 거친 후 지난 24일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50여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했다. 대부분 중증 환자로 요양병원, 취약시설 등에서 옮겨 왔다. 노인병원 환자 30~40명의 입원도 예정돼 있다.
김병근 원장은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긴 고민 없이 전담병원 전환을 결정했다. 그는 크리스천이자 의사로서 이 일이 기독병원이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라고 여겼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일부 의료진이 병원을 떠나기도 했지만, 부족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달려온 의료진도 있었다. 김 원장이 다니는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에선 요양보호사와 간병인 등 4명이 자원해 일한다. 한국에 있는 의료 선교사들도 소식을 듣고 지원에 나섰다. 몽골에서 의료 선교사로 사역하다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머물던 박다윗(가명) 선교사도 그중 한 명이다.
박 선교사는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최대한의 조치를 하고 하나님이 주신 치유의 힘으로 낫기를 바라며 한 분 한 분 기도하는 마음으로 진료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가족의 마지막조차 지키지 못한 유가족과 최선을 다해 애쓰는 의료진에게 하나님이 위로와 힘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직접 봉사가 힘든 사람들의 응원도 어어졌다. BTS 팬클럽 ‘아미’는 귤 50㎏을 보냈고 평택 주민들과 일부 단체에서도 음식 등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주민과 초등학생들이 보낸 응원의 손편지도 쌓였다. 코로나19 초기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을 지원했던 NGO 글로벌케어도 후원금 모금 등 병원을 돕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의료진은 어느 정도 체계를 갖췄지만,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은 아직 10여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병이 있는 노인 환자가 많아 이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김 원장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로잔 언약’을 언급하며 더 많은 기독교인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김 원장은 “재난적 상황일수록 크리스천이 나서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실행하고 참여하는 구체적 행동을 보여주면 좋겠다”며 “봉사 후원 등 교회와 크리스천이 각자의 방법으로 세상의 빛이 돼 2021년을 기독교가 사회를 주도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원년으로 삼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택=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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