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혼자여도 좋습니다!/詩,정원 둘이여서 더욱 외로운 가을엔 혼자여도 좋습니다 가을엔 혼자여도 좋습니다 후박나무 잎사귀 눈부시게 쏟아지는 언덕길에 비스듬이 앉아 기다릴 이 없는 기다림으로 진종일 서성거려도 좋습니다 슬프도록 그리운 이름 하나 있어 마른 풀잎 바람에 종일토록 서걱이다 시린 빗방울에 흔들리며 흠뻑 젖어 들어도 좋습니다 사랑한 자만이 이별을 알고 이별한 자만의 빼곡한 그리움으로 옥수수 자루처럼 슬픔을 털어 내는일 햇볕 잘 여물어 탈곡기에 털어내듯 가을내 들판엔 윙윙 거리는 쇳소리 그리움은 낟알로 떨어지고 질곡한 강물 가슴에 흘러들어 서럽게 서럽게 눈물 흘려도 좋을 가을엔 혼자여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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