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또 북녘에 못 간 ‘평화의 목도리’올해는 남과 북 잇기를!

천사의 기쁨 2023. 1. 6. 10:34

샘복지재단과 하나누리는 최근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교회를 방문해 ‘평화의 목도리’를 전달했다. 두 단체는 새해 남북 관계가 회복돼 북한 주민에게도 목도리를 보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샘복지재단 제공

국제보건의료 NGO 샘복지재단(대표 박세록)과 대북지원단체 하나누리(대표 방인성)는 최근 러시아 연해주를 방문했다. 후원자들이 정성껏 만든 ‘평화의 목도리’를 고려인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평화의 목도리’는 하나누리가 2012년부터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목도리를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남북 관계 단절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목도리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에 가지 못했다.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는 건 목도리뿐만이 아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고 우리 정부도 북한의 도발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대다수 대북 구호단체는 북한에 물자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정석진 샘복지재단 본부장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 남북 대치 상황은 마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것 같다”면서 “북한에 목도리를 보낼 방법이 없어 고려인 마을을 찾아 목도리 300여개를 전하니 북한 어린이 생각이 많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북한을 향한 선교단체들은 믿음과 기도로 사역을 이어가거나 준비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올해도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과 추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탄은 비싸고 땔나무 채취는 금지돼 임산부와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그래도 새해에 희망을 꿈꾼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활발한 인도적 지원이 재개될 것을 믿으면서 북한에 보낼 식품과 의약품 등을 준비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인 올해를 새로운 통일선교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는 오는 29일 태국과 라오스로 비전트립을 떠난다. 태국과 라오스는 탈북민이 국내로 들어오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금은 북한 국경이 막혀 탈북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만 상황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 임시 거처를 점검하고 현지 사역자들을 독려할 예정이다.

오는 4월에는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실무자협의회(한통협)가 정식 출범한다. 한통협은 9개 주요 교단에서 활동하는 통일선교 실무책임자들로 구성됐다. 각 교단을 통일선교 사역의 주요 파트너로 삼는 게 목표다. 7월에는 10여개 단체가 연합으로 통일 콘퍼런스와 평화 콘서트를 열고 전국 교회와 함께 통일한국을 꿈꾸는 자리를 마련한다.

통일선교단체들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을 두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는 올해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미국 휴스턴에 거점 교회를 세우고 해외 성도들과 통일을 위한 기도를 이어간다.

오성훈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은 “눈앞에 닥친 현실만 보면 답답하지만 남북 관계를 회복시키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확신을 갖고 사역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한반도를 향해 갖고 계신 계획을 우리가 이룰 수 있도록 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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