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44)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구단 사유화’ 논란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내려진 직무정지 2개월 제재에 대한 법적 대응 입장을 철회했다. 키움은 허 의장을 공석으로 두고 개최한 이사회에서 허홍(57) 전 NHN서비스 대표이사를 구단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허 의장은 31일 사과문을 내고 “과거 훈련 외 시간의 비공식적 투구와 관련해 불편을 겪었을 선수와 야구 관계자, KBO리그의 근간인 팬들에게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한 구단의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동안 야구계를 걱정하는 안팎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한다. 논란 당시 정식으로 사과할 시기를 놓쳐 이제야 말씀을 드리는 점도 사과한다”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일구회,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선수 권익 보호에 세심하지 못했던 점을 되새기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 의장은 KBO의 직무정지 제재에 대한 법적 대응 입장도 철회했다. KBO는 지난 2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2군 선수들과 캐치볼·배팅을 연습한 허 의장에 대해 직무정지 2개월, 이와 관련한 영상 촬영자를 찾아내려 한 키움 구단에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키움은 구단에 내려진 엄중조치 경고를 수용했지만 허 의장의 직무정지 2개월 제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야구계 원로모임인 일구회, 전·현직 선수 단체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는 KBO 상벌위 결정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내고 허 의장의 법적 대응 입장을 규탄했다.
이에 대해 허 의장은 사과문에서 “KBO 징계에 대해 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입장도 철회하겠다”며 “팬과 선수들이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논란을 가중하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다만 허 의장은 직무정지 기간이 풀리면 의장직을 수행할 의사는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직무정지 기간 이후 구단 이사회 의장 본연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이날 발표된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허 의장의 사과문 발표 직전에 “허 전 대표이사를 이사회에서 구단의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키움 이사진은 이미 발효된 허 의장의 직무정지 2개월 제재에 따라 박종덕 이사에게 이사회 진행을 맡겨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허 전 대표이사는 NC소프트, NHN(주), NHN서비스에서 10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한 IT기업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키움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지난달 말 사임한 하송 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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