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 727

고개 숙인 풀잎!

고개 숙인 풀잎!/詩:풀잎 유필이 향긋한 풀 향기 뿜어내고 싶지만 왠지 당신 앞에 서면 작아지는 내 모습 가끔 초라하기까지 합니다 잔잔한 바람이 불면 풀잎은 바람에 리듬을 타며 상큼한 웃음을 자아내지만 세찬 비바람이 불면 풀잎은 숨소리마저 낮추며 마른 눈물 흘리며 웁니다 풀잎은 교만함도 성냄도 내서는 안 될 한낮 잡초이기에 당신 앞에서는 평생 고개 숙여야 영롱한 이슬을 머금을 수 있나 봅니다

영상 시 2020.08.28

해바라기!

해바라기!/詩:김혜숙 푸른 하늘 향한 해바라기 비어서 흔들이는 꽃봉오리 안에 까만 씨앗 가득 채우며 못다 한 그리움에 고개 떨어트린다 잠시 머물다 가는 여정 길 그대 바라보다 생긴 노란 그리움 바람결에 실려 보내니 그것은 바로 가슴에서 생겨얼굴로 흐르는 고운 꿈이다 마냥 흔들려 살면서 햇살로 익어 가는 씨앗을 모아 영 육의 가난한 설움 앞에 바치는 아름다운 생명의 환희 노랗게 질려버린 얼굴로 입가에 미소 머금은 모습 너무도 찬란한 꿈 같다

영상 시 2020.08.28

운명의 화살은 피해도 맞는다지요!

운명의 화살은 피해도 맞는다지요 雪花 박현희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하물며 오랜 세월을 홀로 가슴앓이 하며 사랑했던 당신은 아마도 전생에 나와 수없이 많은 인연의 고리가 얽히고 얽힌 필연의 운명이 아닐는지요. 우연처럼 스치는 만남조차도 예사롭지 않은 만남 없고 필연도 우연으로 비롯된 것임을 당신과의 인연이 어찌 소중하지 않겠나요. 운명의 화살은 피해도 맞는다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어쩌면 내겐 숙명과도 같아서 당신을 잊기도 놓기도 쉽지 않으니 이제 더는 숨으려 하지 마세요. 내게서 멀리 달아나려 하지도 말고요. 그냥 이 느낌 이대로 사랑하기로 해요

영상 시 2020.08.27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詩:이효녕 기차가 역전에 들어가 쉬려는 저 기나긴 안식의 마음으로 늘여진 철길은 누구의 가슴인가 이리저리 엉킨 미로가 머문 가슴 머나먼 길 달려온 시간이 그림자로 잠시 흘러 햇볕에 녹는다 어느 때인가 슬플 때 마다 기적 울리며 어느 시간으로 달려올 때는 내 그리움이 앞서 마음 위로 왔었지 그때 마다 빈들에 풀은 자라 바람에 쓸리고 스쳐 녹슨 그림자 차창밖에 세운다

영상 시 2020.08.26

사랑바래기!

사랑바래기!/詩:우심 안국훈 홀로 있어도 가끔은 해볼 만합니다 우두커니 하늘 바라보는 일 하늘바래기입니다 밤 깊어질수록 그리움 선명해지건만 그 옛날의 추억 그려보는 일 별바래기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끝없이 도는 수레바퀴에 깔리면 행복하지 않듯 기다리는 이 없다는 건 가슴 차가운 일입니다 스스로 선택한 짝사랑일지라도 푸른 하늘 보는 것처럼 행복하다면 멍하니 그 사람 바라보는 일 사랑바래기입니다

영상 시 2020.08.24

고추잠자리 사랑을 싣고!

고추잠자리 사랑을 싣고!/詩:여울 성경자 새털구름 떠 있는 하늘가 고추잠자리 높이 날고 밤나무 숲 길지나 돌이네 지붕에 노란 박이 익어간다. 우물가 텃밭에 빨간 고추 예쁜 아이 두 볼 닮았고 무너진 토담 너머 저만치 고추잠자리 맴돌아 날아간다. 바보처럼 웃는 허수아비 어깨에 앉은 고추잠자리는 오롯이 내 가슴에 가득히 이 가을 사랑으로 익어간다

영상 시 20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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