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낭송시 86

고향 어머님의 명절!

♡*고향 어머님의 명절!/빛고운 김인숙(낭송;고은하)*♡ 금이야 옥이야 길렀건만 명절이나 돼야 보는 자식 얼굴 그토록 손꼽아 기다리던 명절 자식들 볼 생각에 동트자마자 손에 물마를 새 없이 명절 준비에 성치 않은 종종걸음 충분히 힘들 법도 하건만 환하게 웃어 보이시는 어머님 기다리던 자식들 어이구 내 새끼 하시며 보고 또 보시는 어머님 주름진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얼마나 자식들 그리웠으면 얼마나 보고 팠으면 자식 얼굴 매만지는 어머님의 손길이 수세미처럼 거칠어서 애처롭기만 하다 늙으신 몸 하나 추스리기도 힘들 터인데 자식 준다고 차곡차곡 준비하신 그 정성에 목멘 속 울음 아려오는 가슴만 치네 어머님 불효자식 용서하세요.

오늘 낭송시 2020.10.01

옛 친구!

♡*옛 친구!/담향 김종임(낭송;고은하)*♡ 흰 구름이 파란 하늘 높이 두둥실 떠 있는 시냇가에서 버들피리 불며 놀던 옛 친구가 그립다. 봄이 오면 나물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길 따라 나물 캐던 그 옛날 그 시절, 노란 개나리꽃 담장 밑에 닭장을 빠져나온 병아리들이 삐악삐악 울던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오십 넘은 나이가 되니 벗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벗들의 반가운 소식에 눈물짓기도 한다. 형제나 친척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벗과는 나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새삼 느껴본다 슬프고 힘들 때 마음을 함께 나눌 줄 아는 벗, 서로 위로하며 함께 꿈을 꾸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었던 벗, 그런 벗과의 차 한잔이 그리운 나이가 됐다. 작은 실수는 서로 덮어주지만 잘못하면 꾸짖어 바른 길로 인도하..

오늘 낭송시 2020.09.30

세월이 부르거든!

♡*세월이 부르거든!/愛月 김은영(낭송;고은하)*♡ 흠이 없어서 그대는 봄에 피는 꽃이었던가. 이름이 있고 뿌리가 내리고 잎이 났기에 향기를 품을 줄 알고 아름다운 자태가 살아 있는 것이 아닌가. 억지로 감추려 하지 말게나. 그대는 그대가 만족하여 그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다듬고 다듬어서 품성을 만들어내듯 봄꽃이 아니라면 차라리 가을에 피는 장미꽃의 겸손을 배우게 열심히 살게나. 힘을 잃지 않는 삶이라면 무엇이든 못하겠는가. 자네의 독백이 차가운 땅을 향해 걸어간 듯 울어 줄 이 누가 있겠는가. 둥글둥글 하게 살아가게 그대의 삶은 누가 잡지도 밀지도 않을 것이니 세월이 자네를 유혹해도 중년의 나이가 자네를 불러도 그냥 따라가게나. 더 이상 아무런 토도 달지 말고.

오늘 낭송시 2020.09.25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詩;김대규(낭송:김춘경)*♡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나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死者)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 자리..

오늘 낭송시 2020.09.23

혼자가 된다는 거!

♡*혼자가 된다는 거!/빛고운 김인숙(낭송;고은하)*♡ 기다리지 않아서 좋다 늘 그의 전화 기다리다 맘 상한 적 많았는데 바쁘지 않아 좋다 주말이면 늘 바빴는데 그의 전화 올까 봐 늘 다른 약속 뒤로하고 기다렸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너무 한가하고 시간이 많아 좋다 좋은데, 왜 눈물은 날까 헤어진다는 거 혼자가 된다는 거 이런 것이었나 말도 안 되는 억지 생각으로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가 그립다,

오늘 낭송시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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