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낭송시 87

그해 겨울의 연가!

♡*그해 겨울의 연가!/詩;김병걸(낭송:고은하)*♡ 내 시린 일상의 헤진 곳을 기워주던 당신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어. 스토브 하나 갖지 못한 내 靑春의 빈 방에 살을 에이는 고독과 추위를 녹여주던 건 당신의 體溫이 담긴 편지와 사진 몇 장. 봄이 오면 내 당신을 업어 주리라. 그러나 내 호사한 사랑은 봄이 오기 전에 늦가을 마루턱으로 내 쫓기고 나는 날마다 조금씩 죽어갔다. 당신 없이는 단 하루도 죽은 목숨 먹 포도빛 산그늘이 흔들리는 벼룻길을 꽃피고 새 울도록 오고 가면서 그렇게 이별을 난 그해 겨울 아! 당신은 이제 낯설은 이름으로 내 아린 記憶을 흐르고 당신은 내가 아는 어느 골목에 등불로 서서 내 그리움이 통곡하는 비를 맞고 있는가

오늘 낭송시 2021.01.10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詩;김춘경(낭송:김춘경)*♡ 가야할 곳을 알고 떠나야 할 곳을 아는 사람은 진정 나그네가 아니리라 어딘 지도 모르는 곳에서 정처 없이 헤매는 길 잃은 양 같은 사람 삭막한 오지에서 만나면 눈물 나게 반가울 것 같은 설령 하룻밤 사랑에 온 세상이 다 무너져도 그 사랑 버릴 곳 조차 없을 그런 사람 밤새 추위에 떨며 눈밭을 구르다가도 햇볕에 녹아내린 설경을 아쉬워하며 길을 가는 수도승처럼 처연히 마음을 두되 언제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는 그런 사람 오늘은 예고 없이 와서 인사도 없이 가 버리는 흰 눈처럼 정처 없이 왔다 홀연히 떠나가는 겨울 나그네가 몹시도 그리운 날이다

오늘 낭송시 2021.01.07

'변함없이'라는 말은!

ㅈㅈ ♡*'변함없이'라는 말은!/詩;김춘경(낭송:김춘경)*♡ '변함없이' 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진득하고 아름답게 오래도록 바뀌지 않는 속성으로 언제나, 늘 굳게 존재하라는 말이다 변함없는 사랑 변함없는 우정 변함없는 관심 변함없는 배려.. 허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혼자서가 아닌 둘 이상이 되면 변화하기 쉬운 불안하면서도 위태로운 말, 지속의 강한 바램을 내포하는 '변함없이' 라는 이 말은 변함없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 신뢰와 위로를 주기도 하나 때론 상처를 준다 변함없이 사랑을 변함없이 관심을 변함없이 기대를.. 가까이에 있는 그 모든 것이 사라질 때 까지 '변함없이' 아름다워야 할 그 말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고 필요한 말이 아닌가

오늘 낭송시 2021.01.04

새해의 기도!

♡*새해의 기도!/詩;이해인(낭송:고은하)*♡ 1월에는 내마음을 깨끗하게 하소서 그 동안 쌓인 추한마음 모두 덮어 버리고 이제는 하얀 눈처럼 깨끗하게 하소서 2월에는 내 마음에 꽃이 싹트게 하소서 하얀 백지에 내 아름다운 꽃이 또렷이 그려지게 하소서 3월에는 내 마음에 믿음에 믿음이 ?아오게 하소서 의심을 버리고 믿음을 가짐으로 삶에 대한 기쁨과 확신이 있게 하소서 4월에는 내 마음이 성실의 의미를 알게 하소서 작은일 작은 한시간이 우리 인생을 결정하는 기회임을 알게 하소서 5월에는 내 마음이 사랑으로 설레게 하소서 우리 삶이 아름다운 사랑안에 있음을 알고 사랑으로 가슴이 물들게 하소서 6월에는 내 마음이 겸손하게 하소서 남을 귀히 여기고 자랑과 교만에서 내마음이 멀어지게 하소서 7월에는 내마음이 인내의..

오늘 낭송시 2021.01.01

송구영신(送舊迎新)!

♡*송구영신(送舊迎新)!/詩;김춘경(낭송:김춘경)*♡ 이세상에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이미 떠나 버린 사람의 마음과 무상하게 흘러가는 시간일 것입니다 가는 해는 붙잡을 수 없습니다 아쉬움에 붙들고 싶어도 매몰차게 흐르는 시각은 더 이상 매어 둘 수 없습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건 사랑하는 이를 보내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혼자만의 의식같은 것, 어쩌면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는 모순의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이루지 못한 꿈을 버려 두고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은 지난 시간의 소중함과 아쉬움을 묻어 두고 다가올 희망에 새싹을 틔우는 일..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처음 계획했던 많은 것들 행하지 못한 후회 앞에서 단 한가지라도 이루어 낸 것이 있다면 오롯이 그것에 감사를 드릴..

오늘 낭송시 2020.12.29

상념의 눈발!

♡*상념의 눈발!/詩;김춘경(낭송:김춘경)*♡ 저녁이 달아나자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창 밖에는 현란하게 몸부림 치듯 하얀 눈발들이 휘날린다 어둠 섞인 커피 한잔 모락모락 김 오르며 흩어지듯 줄곧 좌우로 흩어지며 방황하는 눈발들, 울음을 토해 가슴을 쓸어 내리는 피아노 선율도 함께 작정없이 흩어져 날리고 있다 꽂히고 싶은 곳을 향한 낯선 그리움의 현주소, 흩날리는 것들은 어디에 쌓이려고 그리도 몸서리를 치는가 하얀 세상을 달리며 사라지는 눈발 속에 녹아 내리는 구차한 삶의 허상들, 그대 그리고 나.. 눈 내리는 밤 바람에 날리는 눈발 끝에 매달린 상념들이 쓸쓸히 웃는다

오늘 낭송시 2020.12.25

bod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