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낭송시 87

꽃이 전하는 말!

♡*꽃이 전하는 말!/詩;정재삼(낭송:김춘경)*♡ 꽃을 보고 있노라면 하많은 사연들이 가슴에 촉촉이 젖어듭니다 송이송이 꽃 속을 오래오래 바라보면 달과 별과 속삭이며 고운 햇살 받아가며 노닐던 꽃의 숨결도 들리는 듯 합니다 꽃 속엔 사랑이 영생(永生)하여 아무리 보아도 싫증나지 않습니다 한 송이 꽃이 되어 날마다 꽃처럼 모든 이께 사랑을 전해주며 살라 일러줍니다.

오늘 낭송시 2021.04.12

단추를 채우면서!

♡*단추를 채우면서!/詩;천양희(낭송:김춘경)*♡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오늘 낭송시 2021.04.07

고즈넉한 찻집의 추억!

♡*고즈넉한 찻집의 추억!/詩;美風 김영국(낭송:세워리)*♡ 붉게 물든 단풍잎 사이로 추억이 떨어지듯이 그날처럼 너를 닮은 늦가을 비가 내려 스산하게 불어오는 소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그날처럼 고즈넉한 그 찻집을 찾았어 빛바랜 탁자 화려하지 않은 실내장식 레코드판에서 흐르는 음악 향 짙은 커피 향까지 그날처럼 모든 것이 그대로 있는데 변한 것이 있다면 네가 없다는 거야 그날처럼 너와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창밖에는 그날처럼 비가 내려

오늘 낭송시 2021.03.28

춘풍(春風)에 돛 달고!

♡*춘풍(春風)에 돛 달고!/詩;김춘경(낭송:김춘경)*♡ 가세 가세 살랑살랑 꽃바람 타고 님 찾아 유랑(流浪)가세 시름일랑 접어 두고 걱정일랑 동여매고 세상 풍파(風波) 등져 보세 가세 가세 하늘하늘 꽃향기 타고 님 찾아 유랑가세 사랑일랑 묶어 두고 소망일랑 잡아 두고 세상만사(世上萬事) 취해 보세 가세 가세 팔랑팔랑 춘풍(春風)에 돛 달고 님 함께 유랑하세 이별일랑 멀리하고 세월일랑 버려두고 일구월심(日久月深) 사랑 하세.

오늘 낭송시 2021.03.25

안 부!

♡*안 부!/詩;김윤환(낭송:김춘경)*♡ 내 눈물 속 곱게 오셔요. 동짓날 매운 바람에 흔들리며 예순 고개 넘어 오늘도 오시는 그리운 어머니 오냐, 낯 설은 서울 달동네 수돗물은 잘 나오는지 주인이 드세지나 않은지 징여 맨 허리끈 풀고 나 자는지 에미 걱정일랑 말고 부디 연탄가스며 사람들이며 몸조심 하거라 내 나이보다 오랜 신시장 좌판에 앉아 일곱살 아들 손에 목장갑 끼우시며 아가, 울지 마라 달뜨면 엄마 곧 가마 강둑 시린 달빛을 끼고 그렇게 오시더니 아직도 삐걱이는 능금상자 이불로 덮고 서울 간 당신 아들 기다리나요 아들의 야근살이 무시로 안쓰러우나 그 싸움에 믿음을 잃지 않으시는 자랑스러운 어머니 세상은 혼탁하여도 당신 아들들의 외침은 여전히 맑고 또렷합니다. 사의동 뒷산에 개참꽃 필 무렵 어머니 ..

오늘 낭송시 2021.03.21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밥풀꽃!/詩;이완순(낭송:김춘경)*♡ 산등성이 외진 곳 숨어서 피는 샐비어보다 더 붉고 여린 며느리밥풀 꽃을 보셨나요 죽어서도 한이 너무 많이 남아 삼키지 못한 쌀 두 낱 혀 위에 놓고 서럽게 흐느끼는 여인을 보셨나요. 뱃속에는 애기가 자라고 밤마다 서방님은 칭얼대고 텃밭에 김은 매기 바쁘게 깃고 보리방아 혼자 찧어 열 식구 조석준비에 배고파 배가 너무 고파 쌀 씻다 무심코 집어 먹은 쌀 시어미 불호령에 질겁하여 죽은 열여섯 살 어린 각시의 구천을 떠돌던 넋, 며느리밥풀 꽃을 보셨나요. 그 한 많은 며느리의 삶을 보셨나요.

오늘 낭송시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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