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낭송시 84

그곳에 가고 싶다!

♡*그곳에 가고 싶다!/詩;書娥 서현숙(낭송:최명자)*♡ 이른 새벽 싱그러운 공간 질주하는 차 소리 사람의 발걸음 소리에 오늘도 하루가 부산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청명한 새날을 맞으며 수평선 너머 갈매기 파닥거리는 찰나에 태양이 차올라 동해를 붉게 물들인다. 선율처럼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노라면 잃어버린 추억들이 춤추는 그곳에 가고 싶다.

오늘 낭송시 2021.07.01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詩;강은교(낭송:김춘경)*♡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듯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의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萬里)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때는 인적(人跡)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오늘 낭송시 2021.06.28

외 출!

♡*외 출!/詩;최문자(낭송:김춘경)*♡ 시인이 생선을 고른다 값을 물어보기 전에 깊은 바다에 얼마나 드나들었나? 아가미를 열어본다 바다에서 나와 땅에서 떠돌기 얼마나 쓸쓸했나? 지느러미 힘줄을 들쳐본다 정말 바다의 자식인지 등짝에서 파도에게 매맞은 푸른 멍자국을 찾아본다 얼마나 바다를 토해내야 죽을 수 있었나? 핏발 선 눈알을 들여다본다 아직도 뻐끔거리던 입마다 바다가 몰려있는데 와르르 와르르 파도가 몰려와 좌판을 때리고 가는데 싸요, 싸 단 돈 오천 원에 싱싱한 주검이 두 마리 수산시장 비린내만 묻히고 그냥 돌아온다 나를 따라 일어서는 겨울 바다 노량진 역에서 같이 지하철을 탄다.

오늘 낭송시 2021.06.20

장미꽃 향기로운 날에는!

♡*장미꽃 향기로운 날에는!/詩;김춘경(낭송:김춘경)*♡ 햇살이 눈부신 아침에 하루의 행복을 기도하는 그대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드리렵니다 꽃물이 가득 오른 꽃잎마다 빨갛게 익은 사랑,태양처럼 매달려 온종일 향기롭도록 말입니다 밤하늘 별빛 황홀할 때 하루를 감사하는 그대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드리렵니다 올곧은 줄기 늘어진 잎사귀마다 푸르게 짙어진 사랑,별처럼 매달려 꿈길마저 평화롭도록 말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이여, 장미꽃 향기로운 날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기쁨이 시들지 않는 장미꽃 한 송이,그대에게 드리렵니다.

오늘 낭송시 2021.05.28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그리움이 짙어질수록!/詩;김춘경(낭송:김춘경)*♡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이렇게 우두커니 그대를 생각하면 저절로 두 눈이 감기는 걸 주르륵 눈물이 흐르는 걸.. 돌이킨 시간 인연의 늪에 빠져 이별도 하지 못할 슬픔에 서 있으니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회한(悔恨)의 다리만 길어지는데 애상(哀傷)만 깊어지는데..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사랑한 사람아 보고 싶은 사람아 이 그리움 모두 가져가 다오.

오늘 낭송시 2021.05.16

푸른 하늘에 쓰다!

♡*푸른 하늘에 쓰다!/詩;김춘경(낭송:김춘경)*♡ 고개 들어 하늘 보니 눈길 닿은 흰구름 오선지에 잠자는 쉼표처럼 길게 누워 침묵하고, 허공에 빗금진 옅은 속눈썹 파리한 떨림으로 느린 글자를 맞춘다 귓가를 울리는 먹먹한 바이올린 선율 줄지어 쓰러져 거센 신음 소리를 내고.. 사필귀정(事必歸正)’ 푸른 하늘에 쓴 네 글자 선명히 각인되다 사라지니 지울 수 없는 잔상에 어쩔거나 이 생경함, 사방은 푸른 하늘인데 천지는 온통 먼지투성이다.

오늘 낭송시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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