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의 추억!/(詩;고지영)*♡
아침 부터 내린 눈 이
하루 종일 내린다
시래기 국밥도 감지덕진데
오늘은 동짓날
얼마나 기다린 날이든가
해 질 녘 동무들과 팥죽 동냥 나선다
들통 들고 이집 저집 동내 한 바퀴
똥개에게 쫓기고 그래도 반 통은 얻었다
다들 어렵다는 보릿고개 시절이건만
있든 없든 인심은 참 좋았다
자기 발등만 쬐며 졸고 있는 전봇대
골목 처마 밑에 둘러앉아
추위도 아랑곳없이 얻은 팥죽
꽁꽁 언 손으로 퍼서 들 먹는다
입가에 팥죽이 뒤범벅 서로 얼굴 쳐다보며
웃는 웃음꽃이 눈 내리는 동짓날 긴긴밤
골목 하늘에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