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강릉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왼쪽에서 여섯번째)과 감리교계 인사들이 피해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고 있다. 감리회 제공
지난 11일 번진 산불과 강풍으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 지역의 교회와 성도들이 16일 주일 예배를 드렸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으며 재기를 다짐했다. 교계에서는 피해 교회 등을 위한 성금과 생필품 등의 전달이 이어졌다. 1년 전 화마로 보금자리를 잃었던 경북 울진 지역의 주민들은 한국교회의 도움으로 새집에 입주하면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기댈 수 있는 것은 신앙, 이겨낼 것”
이날 강릉시기독교연합회(강기연·회장 심을터 목사) 등에 따르면 피해를 본 교회 다수는 예배당이 온전해 주일예배를 차질 없이 드렸다. 오영근 푸른들성결교회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도들에게 함께 아파하고 함께 슬퍼하자. 그리고 믿지 않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도 우리가 뭔가 해보자고 권면했다”고 전했다. 이 교회는 십자가탑과 옥상 방화문이 파손됐다.
주택이 불에 탄 피해를 입은 강릉장로교회(이상천 목사)의 한 성도는 “처음에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으로 막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다소 진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기댈 수 있는 것은 신앙밖에 없다. 더 열심히 기도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지 피해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사랑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은 지난 15일 교단 소속 인사들과 함께 강릉시장에게 피해 복구비 1억원을 전달했다. 이후 이 감독회장 일행은 김영민 동부연회 감독의 안내로 피해 교회들을 방문해 기도하고 위로금을 전달했다.
한교총, 울진 이재민 위해 54채 새집 선물
앞서 지난 14일 경북 울진군 일대. 지난해 3월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당시 발생한 산불은 아흐레 동안 이어지면서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일대 2만여㏊를 할퀴고 지나갔다. 검은 숲은 길게 이어졌다. 그럼에도 검게 그을린 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나무 끝에서 푸른 잎이 돋아 나는 모습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피해발생 이후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회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35개 회원 교단은 ‘사랑의 집 짓기’ 사업을 위해 33억500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현지 이재민을 위해 54채의 새집을 선물했다. 선물한 집은 39.6㎡(12평) 넓이의 모듈형 주택으로 방 2개에 주방과 화장실이 딸린 구조다. 한교총은 각 집의 건축비로 6500여만 원을 지원했으며, 이보다 넓은 집을 원하는 이재민들은 추가금을 부담했다. 100여명의 이재민은 준공 검사가 끝나는 대로 입주를 시작한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한교총 관계자들은 경북 울진제일교회에서 ‘사랑의 집 짓기’ 완공 감사예배를 드렸다. 예배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박형수 국회의원, 전선영 대통령실 사회공감비서관 직무대리, 김대현 문체부 종무실장, 손병복 울진군수, 이상규 울진군기독교연합회장을 비롯해 울진 지역 목회자들도 참석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주제로 설교한 이영훈 목사는 “이웃과 함께하는 한국교회는 이번 주택 건설과 최근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 돕기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전국 교회가 보내준 사랑으로 어려움을 당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입주자 대표로 행사에 참석한 김성호 나곡6리 이장은 “교회가 경제적으로 힘든 54가정에 집을 지어주셨다”면서 “주민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장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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