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상훈 목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찬양 '고물 심장'을 부르는 모습.유튜브 캡처
금방이라도 멎을 고물 같은 심장이 당신의 사랑으로 뛰네.내가 숨 쉬는 것도 내가 서 있는 것도 기적이기에 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고물 심장 중에서)
앓고 있던 심부전증으로 심장의 기능이 정상인의 10%밖에 되지 않았던 사람,노랫말처럼 금방이라도 멎을 것 같은 심장으로 무대에 섰지만 늘 기적처럼 110%의 감동을 찬양으로 뿜어냈던 사람.찬양 사역자 김상훈 목사(사진)가 지난 22일 5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지난 18일 심정지 상태로 인천 국제성모병원에 입원한 김 목사는 진정제 투여와 투석 치료,혈압 치료를 병행하며 회복을 꾀했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30년 넘게 찬양 사역 외길인생을 걸어온 그는 전국극동방송복음성가제 금상,CBS창작복음성가제 대상 수상자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1989년 작곡가로 CCM 음악계 활동을 시작한 뒤로 1995년엔 오택근과 남성 듀오 위드(With)를 결성했고,2013년에는 자신의 제자들과 김상훈과 나트륨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활발한 사역을 펼쳤다.보컬과 작곡 능력을 겸비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이끌어오던 김 목사는 백석대 호서대 신흥대 등에서 교수로서 기독교 음악계 후진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인간 김상훈은 유쾌 상쾌 통쾌함으로 무장한 CCM 아티스트로 통했다.무대에 오를 때면 객석이 절로 들썩일 만큼 재미있는 성대모사와 입담을 풀어놓다가도 장르를 넘나드는 대표곡 메들리를 선보이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찬양 듀오 시절엔 대중에게 개그 듀오로 이후엔 CCM계의 싸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배경이다.실제로 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살아 킹덤 오브 갓 마귀들과 싸울지라 천하의 불효자 등은 펑키와 댄스,
트로트, 가스펠 장르가 다양하게 변주된다.
김 목사의 입원과 함께 치료 과정과 상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기도를 요청해왔던 임우현(번개탄TV 대표) 목사는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김 목사는 기뻐도,슬퍼도,아파도,심장이 없어도,죽어서도 찬양할 사람이라고 했다.그는 스무 살 대학 축제 때 형(김 목사)이 찬양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며 더 크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음에도 늘 겸손하게 후배들에게 짜장면 사주는 형으로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또 미안하다고 회고했다.
23일 장례식장에서 열린 위로예배에서 추모사를 전한 찬양사역자 박요한 목사는 자신은 그 흔한 브랜드 옷이나 신발 하나 없이 검소하게 살면서도 작은 경차에 후배들 태워 오가며 밥 사줄 땐 아낌이 없었던 친형 같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이어 함께 하는 사역자들에게 김상훈 매직이라 불릴 만큼 힘든 순간에도 행복을 줬던 형이 천국에서 하나님 앞에서도 최고의 재롱 잔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상영된 김 목사의 영상에선 그가 한 방송에 출연해 처음 의사로부터 심부전증에 대한 소견을 들었던 날의 고백이 담겼다.의사 선생님이 그러더라고요.일상생활도 하지 말고 누워있어야 한다고.하나님이 죽을 때까지 찬양하라는 마음을 주시더군요.그래서 하나님께 싫다고 했습니다.저는 죽어서도 찬양하겠습니다라고 고백했어요.내 심장은 10% 밖에 안 뛰지만 90% 주님의 심장으로 뛰고 있으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무대에서 찬양했습니다.
임 목사는 위로 예배 현장에서 찬양 사역자들과 위로를 전하면서 형처럼 살다 천국 가는 게 제일 행복한 일이라는 고백을 나눴다며 다른 목적에 시선을 두지 않고 방주를 만든 노아처럼 복음이 필요한 이에게 찬양으로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준행하자고 권면했다고 전했다.김 목사의 장례식은 23일 오전 9시부터 3일간 인천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발인예배는 25일 오전 6시에 열린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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