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북한에 735일 억류됐던 선교사가 벌이는 일!

천사의 기쁨 2023. 5. 16. 02:06

케네스배 선교사는 지난 2012년 선교활동을 하러 북한에 갔다가 '공화국 전복 혐의'로 체포됐다.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강제 노역을 하다가 2014년 11월 풀려났다.

735일. 국제 NGO인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NGI)의 케네스 배(55)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기간이다. 2014년 풀려나면서 ‘제2의 인생’을 맞이한 그가 뛰어든 일은 뭘까. 북한에서 선교사역을 하다 고초를 당한 그가 택한 건 또 다시 북한 주민과 탈북민을 향한 사역이다. 눈길을 끄는 건 그의 사역이 ‘기독교적 환대’의 모범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실천신학회(회장 서승용)가 주최한 제88회 정기학술대회에서는 배 선교사의 사역을 실천신학적으로 조명하는 논문이 눈길을 끌었다. 양현준(미국 풀러신학교 목회학) 박사가 ‘적극적 환대를 통한 포괄적 기독교 공동선 형성 선교 전략’을 주제로 발제한 논문은 2016년 배 선교사가 설립한 NGI를 집중 소개했다.

한국에 사역 본부를 둔 NGI는 홍콩과 미국에 지부를 두고 북한 주민과 탈북난민의 자유와 인권 회복을 돕고 있다. NGI 사역의 특징은 ‘사람됨을 돕는 적극적 환대’로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인 환대가 찾아온 이들을 향하는 것과 달리 NGI는 수혜자들이 있는 접경지역으로 직접 찾아간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중국 또는 제3국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생활 환경은 대부분 말할 수 없이 열악한 수준이다. NGI는 이런 비참한 장소를 마다하지 않는다. 탈북난민들이 그곳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구출 사역과 더불어 긴급 의료지원 및 은신 처소 제공 등의 구호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환대의 형태가 ‘나는 주고 너는 받는 식의 일방적 수혜로 흐르는 것은 경계한다. 도움을 매개로 형성되는 위계적 관계도 지양한다. 오히려 탈북 청소년과 청년들을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장시키는 데 사역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을 통일시대 환대의 주체로 세워나가기 위해서다.

양 박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를 미덕으로 여기지만 기독교의 환대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은혜 구조’를 기초로 한다”며 “받은 만큼 주고 준 만큼 받는 상호성을 기준으로 보면 북에서 오랜 시간 고통을 받은 케네스 배 선교사가 이런 사역을 펼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박사는 또 “배 선교사가 북에서 겪었던 억류 경험은 탈북난민과 북한 주민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하는 기제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대상인 세상에 용서와 사랑의 원리를 환대로 제시하여 세상과 교회가 함께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88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는 지난 13일 총신대학교 종합관에서 ‘실천신학의 동향 분석과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학회는 해마다 2월과 5월 9월에 세 차례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있으며, 5월 학회는 신진학자들에게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로 마련하고 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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