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주일헌금으로 피란민 돕고 교회 개방”…‘일촉즉발’ 상황 속에서도 마음 모았다!

천사의 기쁨 2024. 9. 26. 00:05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공습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어제 우리는 레바논에서 약 20년만에 최악의 폭력 사태를 목격했습니다. 500여명이 죽고 어린이와 여성 등 1000명 넘게 다쳤습니다.이 모든 일이 불과 하루만에 일어났기에 레바논 국민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한 기독교 선교 방송인 SAT-7의 전무이사인 레바논 출신의 마룬 부 라체드씨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입장문을 올리고 시청취자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레바논에 가족과 직장 동료 등 3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이번 사태에서 살아남은 우리의 다음세대 아이들이 이런 일을 경험했다고 증언해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레바논이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게 지내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사흘 연속으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목표로 레바논에 융단 폭격을 가하고 있다. 공습으로 레바논 곳곳에서는 수만 명의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다.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50여명을 포함한 500여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1800여명이 발생하는 등 2006년에 발발한 전쟁(1200여명 사망) 이후 최대 규모의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특히 양측간 일촉즉발의 지상전 발발 우려도 제기되면서 현지 교회와 성도들의 안전 확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레바논의 종교인구는 기독교인 40.5%,무슬림 54% 등으로 구성돼 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레바논한인교회 이호선 목사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베이루트와 베카 지역 선교사들은 기독교 공동체가 형성된 마을을 중심으로 안전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별다른 피해가 없다면서 현재는 남부 국경쪽과 시돈 지역의 많은 주민들이 베이루트 인근과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베카형제교회 성도들이 베카 지역의 한 학교 체육관에서 조리한 음식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 김성국 선교사 제공

그런 한편 일부 교회는 피란민 사역에 나설 채비도 하고 있다.베이루트를 중심으로 쿠르드족 난민 목회 사역을 하고 있는 쿠르드족 출신의 니하드 하산 목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피란민들에게 교회를 임시거처로 개방하겠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현지에서 사역하던 한인 선교사들은 정부와 소속 교단의 권고 등으로 일시 귀국한 상태다.한국에 있지만 현지에 남아있는 교회 사역자들과 소통하면서 원격 사역을 펼치고 있다.

20년 넘게 레바논 선교사로 사역 중인 김성국(베카형제교회) 쿠르드선교회 대표도 이미 두달 여 전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다.김 대표는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은 레바논 남부와 북동부 지역에서 올라온 피란민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긴급구호팀을 꾸려 하루 한 끼 음식을 피란민이 모여 있는 교회와 체육관,일반 가정 등 피란처에 전달하기로 지역 관공서와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필요한 예산은 성도들의 주일예배 헌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당하는 이들은 결국 선한 일반 시민들이다.무엇보다 이들이 어려움 가운데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위기를 잘 극복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교회와 성도들에게 호소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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