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낭송시

어머니 편지!

천사의 기쁨 2022. 5. 10. 08:11
      ♡*어머니 편지!/詩;이해인(낭송:김춘경)*♡ 철 따라 내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에는 어머니의 향기와 추억이 묻어 있다 당신이 무치던 산나물 향기 같은 봄 편지에는 어린 동생의 손목을 잡고 시장 간 당신을 기다리던 낯익은 골목길이 보인다 당신이 입으시던 옥색 모시 적삼처럼 깨끗하고 시원한 여름 편지에는 우리가 잠자는 새 빨간 봉숭아 물 손톱에 들여 주던 당신의 사랑이 출렁인다 당신이 정성껏 문 창호지에 끼워 바르던 국화잎 내음의 가을 편지에는 어느 날 딸을 보내고 목메어 돌아서던 당신의 쓸쓸한 뒷모습이 보인다 당신이 다듬이질하던 하얀 옥양목 같은 겨울 편지에는 꿇어서 목주알 굴리는 당신의 기도가 흰 눈처럼 쌓여 있다 철 따라 아름다운 당신의 편지 속에 나는 늘 사랑받는 아이로 남아 어머니만이 읽을 수 있는 색동의 시들을 가슴에 개켜둔다.

'오늘 낭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쩔 수 없는 갈망!  (0) 2022.07.05
장미꽃 향기로운 날에는 (2)  (0) 2022.07.02
때로는 끝도 없이 걷고 싶다!  (0) 2022.04.27
장대비!  (0) 2022.04.09
어쩔 수 없는 갈망!  (0) 2022.03.02

body {